남성이 된장끼를 좀 부려서 액세서리에 돈을 좀 쓰려고 한다면, 생각보다 그 종류가 많지 않다.
시계, 지갑, 벨트, 구두, 행커치프, 커프링크스, 그리고 흡연하는 게이라면 라이터 정도가 있겠다.
그런데 이중 사실상 상시 휴대하는건 아마 시계와 지갑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시계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시갑" 혹은 "시갑샷" 이라는 용어가 쓰이는데, 말그대로 시계+지갑, 혹은 시계+지갑을 한번에 찍은 사진이라는 뜻이다.
매우 적절한 시갑샷의 예시다.
여자들이 일상사진 찍으면서 구석에 루이비통이나 샤넬 보이게 찍는거랑 크게 다르지는 않다.
애초에 시계 자체가 좀 돈이 드는 취미고, 남들이 잘 몰라주기 때문에 보통 인터넷에 저런 사진들을 올리는 시계매니아들이 많다.
여하튼 시계와 지갑은 생각보다 가까운 존재고, 나 역시 지갑에도 관심이 있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대략 30만원~150만원 사이의 지갑을 다룰 것이고, 따로 브랜드의 역사 등은 소개하지 않겠다.
30만원 미만의 지갑을 원할 경우, 그냥 적절한 브랜드와 디자인 위주로 골라서 사면 된다.
퇴물이라 불리는 페라가모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고, 발리, 폴스미스, 루이까또즈, MCM, 빈폴 등등 그냥 니들이 보고 이쁜거 사라.
이 편에서는 특정 모델은 추천하지 않겠다.
그리고 구찌쓰는 남자들한테는 미안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이 너무 튄다고 생각해서 안넣었다.
150만원 이상 지갑의 경우 고가의 악어가죽지갑이나 넘사벽 브랜드들이 많아서 제외했다.
순서는 대략적으로 낮은 가격부터 높은 가격 순이며, 명시된 가격은 해당 브랜드 공식홈페이지에 적힌 가격이나 백화점 가격을 기준으로 하였다.
몇몇 모델의 경우 가격 정보가 없어 기재하지 못한 점 양해바란다. 잘못된 가격이 있다면 댓글로 제보 부탁한다.
다룰 브랜드는 순서대로 몽블랑, 발렉스트라,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루이비통, 고야드, 벨루티 이다.
*사진이 대부분 동전지갑이 없는 모델을 기준으로 하였는데, 웬만하면 동전지갑이나 신분증칸이 있는 모델도 같이 존재한다.
가격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사진에 동전넣는 칸이 없다고 해서 모든 모델이 그런건 아니다. 참고해라.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548 (30 중후반)
아마 지갑살려고 검색해본 남자들은 무조건 한번 즘은 봤을 몽블랑 마이스터 지갑이다. 모델넘버가 14548이다.
진짜 무난한 디자인과 가격, 그리고 몽블랑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꾸준히 인기가 많다.
감성있는 몽블랑 로고 덕에 사람들이 잘 알아봐주는건 덤.
아마 좀 돈 있는 대학생~30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갑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단점은 가죽이 그렇게 튼튼하지는 않다고 하는데, 직접 써본건 아니라 모르겠다.
많이들 들고 다니기 때문에, 좀 튀고 싶다는 남자들한테는 비추.
몽블랑 사토리얼 113215 (40 내외)
이번엔 몽블랑 사토리얼이라고 비교적 덜 알려진 모델이다. 모델번호는 위에 적힌 숫자다.
소가죽을 흠집이나 스크래치에 강하게 가공하였고, 흔히 알려진 프라다 사피아노 지갑과 거의 유사한 디자인이다.
프라다를 살 돈이 없는데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다.
몽블랑 웨스트사이드 4810 (40 중반)
위에서 소개한 마이스터(14548)와 함께 제일 잘 팔리는 모델이 아닐까 싶다.
14548의 로고위치는 호불호가 조금 갈릴 수도 있는데, 웨스트사이드의 경우 우측 하단으로 옮겨서 그럴일도 없다.
진짜 브랜드 티 안나고, 무난한 지갑이라 볼 수 있다.
발렉스트라
발렉스트라의 경우 넣을까 말까 하다가 넣었는데, 한때 이 크림색 지갑이 나름 인기였기 때문에 포함시켰다.
정확한 가격정보가 없는데, 몇년전에 아마 40만원대였던 것 같다. 지금은 아마 더 올랐지 싶다.
지갑의 색상은 다양하게 있지만, 이 크림색 모델이 인기였다. 독특한 색깔과 지갑 안쪽 디자인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카드수납부의 V자 디자인은 정말 잘한 것 같다. 확실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볼 수 있다.
크림모델의 단점은 색상이 색상인지라 때가 잘탄다.
이와 같은 머니클립 모델도 있다
전반적으로 훌륭한 만듬새를 보여준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발렉스트라는 가죽의 질이 좋다하여 포스트 에르메스라고도 불리는데, 이게 얼마나 신빙성 있는 소리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상당히 괜찮은 가죽을 쓰는 브랜드라고만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
다만 전체적인 가성비적인면에서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는데, 정말 이 디자인과 색상이 좋다하는 남자가 사면 되겠다.
프라다 사피아노 (음각 기준 50만원대
100 아래 제일 무난한 명품 지갑을 찾는다면 프라다 사피아노가 답이다.
사피아노는 철망 이라는 뜻인데, 사피아노 가죽이란 프라다에서 소가죽을 가공하여 흠집에 강하게 만든 것이다.
흠집이나 스크래치가 거의 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지금은 많은 브랜드에서 따라 하고 있다.
사피아노 모델의 경우 로고가 음각이냐 양각이냐의 차이가 있다.
위의 사진처럼 프라다 로고가 지갑 우측 하단에 뭔가 눌린듯이 각인되어 있으면 음각이라고 하며,
위 사진과 같이 따로 철재로 만들어진 로고가 박혀 있을 경우 양각이라 한다.
대부분은 무난하고 고급스러운 음각 모델을 선호한다.
통상적으로 명품 티를 너무 내면 졸부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시선이 거슬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사피아노 음각 모델은 튼튼하기도 하고 은은하여서 좋다
보테가 베네타 (60 초반)
100 아래 남자지갑 추천에서 프라다, 루이비통과 함께 빠지지 않는 보테가 베네타다.
모르는 사람들이 이 지갑을 보면 무슨 시장바닥에서 주워온 생선비늘 디자인같다고들 하는데, 그만큼 아는 사람은 알아보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브랜드다.
짭도 조금 풀려있는 편인데, 웬만한 짭은 가죽 퀄만 봐도 구별이 가능하다.
가죽을 꼬아서 만든 인트레치아토 공법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회사며, 지갑 외부에 브랜드명이 전혀 적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다.
명품티를 대놓고는 내지 않지만, 은근슬쩍 나 보테가 정도 쓰는 사람이다 라는 느낌?
단점은 가죽이 조금 야들야들한 편이라 내구성이 좋지는 않다.
색상은 다양한데, 주로 블랙, 네이비, 브라운이 인기가 많다.
초록색 노란색 등등 정말 색깔이 많기는 하며, 비인기 색상의 경우 간혹 아울렛 등에서 싼 가격에 풀리기도 한다고 한다.
네이비
브라운
개인적으로는 네이비가 가장 이쁜듯 하다.
머니클립형으로도 나오는데, 머니클립의 경우 몇만원 더 싸다.
루이비통 모노그램 (지갑 내부 디자인에 따라 60~75)
사실 대부분 루이비통 하면 이 지갑을 떠올린다.
짭이 너무 많아서 어느정도 금수저가 아닌 이상 모노그램 들고 다니면 짭탱이 취급받기 쉽상이다.
루이비통의 다양한 지갑 라인업 중에서는 그래도 조금 싼 편에 속하며, 내부에 동전지갑이나 별도의 신분증 칸의 유무에 따라 가격은 조금씩 다르다.
가장 기본적인 모델이 60정도 한다.
근데 이건 진짜 다른 이유가 아니라 짭이 너무 많아서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루이비통 다미에 (60~75)
위에서 소개한 모노그램 다음으로 유명하고 짭이 많은 모델인, 다미에 라인업이다.
아무래도 모노그램보다는 덜하긴 한데, 그래도 심심잖게 짭이 보이기는 한다.
특유의 사각형 무늬가 포인트이며, 가격은 모노그램과 대동소이하다.
루이비통 타이가 (70~80)
위에서 소개한 모노그램 다음으로 유명하고 짭이 많은 모델인, 다미에 라인업이다.
아무래도 모노그램보다는 덜하긴 한데, 그래도 심심잖게 짭이 보이기는 한다.
특유의 사각형 무늬가 포인트이며, 가격은 모노그램과 대동소이하다.
루이비통 타이가 (70~80)
제일 안 보이는 루이비통의 에삐 라인업.
물결같이 생긴 가죽의 무늬가 특징이며, 역시나 상당히 고급스럽다.
다만 디자인 자체가 어느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애초에 젊은 사람이 에삐를 살 일도 많지 않겠지만.
고야드 (동전지갑 없는 모델 기준 기본 색상 80내외, 스페셜 색상 100내외)
아마 디자인이 호불호의 끝을 달리는 고야드의 반지갑이다.
10미터 밖에서 봐도 인지 가능한 저 디자인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며, 유행도 많이 탄다.
고야드의 경우 색상에 따라서 상당한 가격차이가 나는데, 블랙과 브라운 등의 기본 컬러에 비해 다른 컬러는 훨씬 더 비싸다.
가격정책이 매우 비싼듯 하다.
고야드 시갑샷. 참고로 옆에는 서브마리너 아니고 MK2라는 작은 회사의 나쏘라는 시계이다.
나도 고야드를 처음 봤을때는 무슨 싸구려 좆망 디자인이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이뻐보이는거 같긴 하다.
주로 좀 돈많은거 보여주고 싶은 젊은 금수저들이 많이 애용하는 느낌이다.
벨루티 (반지갑 80~, 장지갑 110~)
시게이들이라면 아마 벨루티는 한번즘 다 들어봤을 것 같다.
시계 좋아하는 사람 특성상 가죽줄에 관심을 보이게 되면서 가죽관리 등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벨루티라는 브랜드의 지갑에도 흥미를 보이게 된다.
사실 벨루티는 구두를 주력으로 만드는 회사인데, 구두 만드는 회사이다 보니 가죽 가공에도 뛰어날 수 밖에 없다.
위의 지갑들만 봐도 뭔가 가죽이 다르지 않나??
특히 위와 같이 문구가 각인된 모델들이 인기며, 가죽을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쓰면 쓸수록 광택이나 색깔이 조금씩 변해가기도 한다.
가죽 좋아하는 시게이들이 환장할만 하다. 관리가 잘된 벨루티 지갑을 보면 진짜 가죽이 영롱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다만 관리가 어느정도 필요한 지갑이라, 그냥 매일 쓰는 지갑으로는 조금 부적절하다.
애초에 벨루티 쓰는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매장에서 가죽관리를 받는걸로 안다.
독특하게 장지갑도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편이다.
구매가격도 비싸고 관리비용도 들기 때문에, 현실적인 지갑 끝판왕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몇몇 있다.
대략 150만원 아래에서 인기가 많은 명품 지갑들을 추천해 봤다.
물론 몇백만원씩 하는 에르메스나 콴펜의 악어가죽 지갑과 같이 더 비싸고 좋은 명품 지갑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살 남자들이 얼마나 많겠나 싶어 제외했다.
코도반가죽 지갑의 경우에는 내가 간조 등의 브랜드가 익숙치 않고, 또 명품브랜드라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어서 제외했다.
악어가죽 지갑 역시 100아래에서는 대부분 이태원 공방에서 주문제작하는거 같아서 넣지 않았다.
가격대가 몇십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하는 명품시계와 달리, 지갑의 경우 100만원정도면 충분히 좋은 명품을 구매할 수 있다.
선물용으로도 가능하고, 본인이 쓸 수도 있고, 남에게 추천을 해줄수도 있겠다.
지갑을 바꾸고 싶은데 어떤 브랜드의 어떤 모델이 많이들 팔리는지 몰라서 헤매는 게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만 글 줄인다.
.
결론.
1. 50~80사이 지갑은 보테가, 프라다, 루이비통
2. 고야드 극 호불호
3. 벨루티 존나 이쁜데 관리힘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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